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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일지

돈이 없어보지 못한 사람은 돈이 없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by 노랑재규어 2012. 9. 17.

내 한때, 철이 없던 시절에

돈이 없다는 걸 모른 적이 있었다.


그저 부모님이 먹여주시고 재워주시고,

용돈 꼬박꼬박 주시니

그 그늘막에서 자란 탓에

돈이 없다는 것과 돈이 부족한 것을 구분하지 못했다.


철이 좀 든 이후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살아가려고 노력했던 탓에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아버님 사업이 잘 안되면서

부족한 것과 없는 것의 차이를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으며,

당신의 사업이 망하고 나서

돈이 없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이제 사업가가 되고,

가정을 지켜야 하는 가장의 역할을 함께 하고보니,

돈이 부족한 것과 돈이 없는 것의 차이가 얼마나 큰 차이인가 알게 된다.


먹고 죽고 싶어도 없을 때는 없는 게 돈이다.

어떻게 하면 어디선가 구해 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없는 것이다. 전혀.


내가 이 넋두리를 하는 이유는,

지난 달에 고객사에서 돈을 풀지 않아,

개인 돈과 회사 잔고를 탈탈 털어서

겨우 직원들 월급주고, 10원도 벌벌 떨며 결제하는 마당에


고객사 임원이 추석 인사를 해달라고 전화가 왔기 때문이다.

이번 달에 원청사와 계약이 미뤄져 수금이 안돼서 미안해서 어쩌냐, 어려운 줄은 알지만 이라는 말과 함께.


(그럼 가서 계약해! 계약하고 우리 선급금 받게 해줘.)


이 분은 돈이 없는 것과 부족한 것의 차이를 알까?


프랑스 대혁명 때 왕비 마리 앙뚜아네트가 이런 말을 해서 민심이 크게 동요되었다는 속설이 있다.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라고 하면 되지"


요즘 우리 사회에 단어만 한두개 바뀐 이런 식의 말을 하는 분들 많다. 가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