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째 이맘 때면 신문에 자주 나는 이슈 중 하나가 취업이다.
대기업 채용 계획이 얼마나 되는지와 청년 실업률이 얼마나 낮은지,
그리고 중소기업 채용 박람회 기사 등등...
첫 직장부터 어찌하다 보니 입사 지원 서류를 많이 다뤄보게 되었는데,
참 안타깝다 못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래서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
생각나는대로 두서없이,
입사지원서 작성과 면접에 대해서 몇가지 기본적인 충고를 달아보고 싶다.
단, 중소기업에 지원한다는 전제이다.
대기업은 서점이나 선배를 찾아가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입사지원서를 보면서 참 씁쓸한 미소를 날리게 되는 기본적인 실수부터 짚고 싶다.
첫째. 철자법은 꼭 맞춰주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좋은 글도 눈에 띄는 철자오류는 거슬린다.
둘째. 지원하는 회사이름마저도 틀리게 쓴다면 웃음이 나온다.
셋째. 아무리 이곳저곳 지원하느라 바쁘다 해도 남의 회사에 썼던 지원서를 그대로 copy&paste하지 마라.
넷째. 회사에서 제시하는 지원서 양식이 있으면, 꼭 그 양식을 받아서 써라.
다섯째. 사진은 꼭 붙여라.
이 정도도 안되는 원서는 아예 보지도 않고 버린다.
일단 자질도 안되는 원서를 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내용을 본다.
많이 버릴 때는 60~80%를 걸러내서 버린다.
원서를 작성하는 분은 원서를 받는 분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도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백명까지 원서를 낸다.
그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다.
꼼꼼히 한자한자 음미해가며 두번 세번 읽을 것이라 기대하는가?
그냥 훑는다.
결국 눈에 띄면 선택되는 것이다.
첫째. 희망연봉은 가급적 맞춰써라. 도저히 적정연봉을 알아내기 어렵다면, 추후 논의라고 쓰지 말고, 사규에 따름이라고 쓰는 편이 낫다. 회사에서는 연봉이 안 맞아 못 뽑을 사람에게 진을 빼고 싶어하지 않는다.
둘째. 성의껏 써라. 입사지원서를 왜 쓰는지 알고는 쓰나 싶은 원서도 많다. 단답형 답안지처럼 한두줄 끄적이고 취업이 되길 바란다면 당신이 오만한 것이거나 채용담당자가 외계인일꺼라는 착각에 빠진 것이다.
(심지어 서로 다른 사람이 쓴 똑같은 지원서도 받아 보았다. 오타까지 똑같은 그 한심함이란...)
같은 말이라도 눈에 띄게 하라. 화려한 컬러 인쇄물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한줄의 글이라도 인상을 남겨라.
셋째. 나를 원하는 곳에 fit 시켜라.
그 회사가 필요로 하는 능력과 내가 가진 능력이 일치한다면 무조건 면접대상이다.
회사가 금번 채용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을 알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곳에 초점을 맞춰서 자신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라.
필요로 하는 능력이 뭔지는 모르는데 내가 관련된 능력은 있다고 자부하는가? 그럼 그 부분을 자신있는 필체로 구체적으로 써라.
둘다 자신없는가? 자신의 성격의 장단점이라도 아주 구체적이고 눈에 띄게 써라. 이 놈 쓸만하겠는데 면접이라도 한번볼까라는 느낌이라도 줘라.
중소기업에서는 노쇄같은 엘리트를 원하지 않는다. 경주마같은 열정적인 사람을 더 원한다.
학점이 얼마나 좋은가보다 학교는 성의껏 다녔는가와 남다른 능력이 있는가를 살펴본다.
자신을 적극적으로 보여주어서 눈에 띌 때 면접대상에 가까와진다.
하지만, 면접에서도 실망스러운 사람들이 많다.
면접을 보면서 미래의 꿈이 뭡니까라고 물으면
프리랜서입니다라고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 이야기는 이 회사에서 저를 뽑아 주시다면
한 2년 월급 열심히 뽑아 먹다가
실력이 좀 붙고 경력 쌓이면
바로 때려 치우고 나갈겁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장이 바보인가?
당신같은 사람들 때문에 건실한 중소기업에서조차 신입은 뽑지 않고 경력을 뽑으려고 하는 것이고,
그래서 당신 또래들의 실업률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당신은 프리랜서가 여전히 꿈임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에 뼈를 묻겠습니다고 거짓부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웬만큼 경험 있는 사람 눈에는 거짓말도 보이며 설사 안들켜도 반년도 못가서 당신이 스스로 회사를 그만 둘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면접을 가기 전에, 자신의 인생의 목표에 대해서 한번 만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보라.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20대, 30대, 40대에서 자신은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보라.
누가 물어보지 않을지라도 한번은 진지하게 생각해보라.
그래야 당신이 그 회사에 면접을 볼 때 당당해 질 수 있다.
몇가지 팁.
면접 당일에는 반드시 정장을 입고 간다. 빌려서라도 입고 간다.
하지만, 남자의 경우 캐주얼 정장은 입지마라. 핸드폰 판매원 지망생이 아니라면.
혹시 언제부터 출근 가능합니까라고 물으면, 가능한 바로 출근하도록 해라.
당신과 똑같은 조건의 경쟁자가 당신보다 하루라도 더 출근할 수 있다면,
나라도 그를 뽑겠다.
그리고, 혹시 면접관이 질문이 있느냐고 물으면 궁금한 것을 솔직히 물어라.
그것도 당신이 이 회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강조하지만 거짓말은 하지마라. 보인다.
사업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