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41 어떤 회사를 만들 것인가? - 나의 이야기 3 태풍이 막 지나간 자리 같았다. 모든 것이 난장판이 된 대지 위에 아직 먹구름과 바람이 남아 천둥과 소나기를 내리지만, 이제 태풍을 이겨냈고 태양을 볼 것이라는 희망이 남아 있었다. 수년이 걸렸다. 마지막 결정타까지 극복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서 어떻게 일어서야 할지, 일어설 수는 있는 것인지 자신이 없었다. 한동안은 누가 빚만 정리해 준다면 회사를 넘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다행히도 남들이 그렇게까지 깊은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기 때문에 내게 남은 선택지는 "극복"외에는 없었다. 여전히 손익계산서를 모르는 이들에게서 여러 잔소리를 들었지만, 내 주변에 남은 이들은 상어 떼가 아니었다. 너무 지쳐서 일어서지 못하는 나를 많은 사람들이 안.. 2023. 7. 31. 어떤 회사를 만들 것인가? - 나의 이야기 2 멋진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서 성공하는 전형적인 벤처 회사를 꿈꾸며 창업했지만, 주머니가 가난한 사장은 단 몇 달 만에 죽음이 목전이다. 살아남아야 한다.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비굴하게라도 살아남아야 천하를 도모할 꿈이라도 꾼다. 개똥 밭을 굴러도 이승이 낫다 하지 않는가. 재하청회사가 된 것도 운이 좋았다고 해야겠다. 마침 하청업체 관리 담당자가 바뀌었는데, 기존의 업체들에게 불만이 많았던터였다. 일거리를 구하기 위해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은 그 회사로 출근하던 내게 그는 일할 기회를 주었다. 그 담당자와 일을 해봤던 경험이 있고, 그가 우리의 실력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우리가 기존 업체들이 하던 일은 기본으로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업무 개선을 획기적으로 해 줄 수 있는 능력.. 2023. 7. 31. 어떤 회사를 만들 것인가? - 나의 이야기 1 경영(management)은 원래 제멋대로인 성향의 것들을 통제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회사에게 있어서 돈의 흐름(cash flow)은 미처 날뛰는 괴물이다. 수입은 거의 항상 들쑥 날쑥인데, 대부분의 지출은 꾸준하다. 경영을 통해 이러한 균형이 맞지 않는 돈의 흐름을 통제하여 균형을 맞춰줘야 한다. 사업을 시작해보니, 수입이 필요했다. 우리가 무슨 그럴싸하게 쌈박한 제품/서비스를 기획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에게 투자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신의 제품/서비스를 갖지 못한 기업이 수입을 얻는 방법은 상품을 판매하거나, 용역을 하는 것. 그 어느 것인들 쉬울까? 우선 상품. 상품은 섭외도 어렵고, 수익도 낮다. 상품이 어떻게 판매되는지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A라는 회사가 특정 산업군(busi.. 2023. 7. 26. 어떤 회사를 만들 것인가? - Q2. 당신은 사기꾼인가? 앞서 주식회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내가 만드는 회사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의 아주 원론적인 답을 찾았다. 그렇다면 이런 회사는 되지 말아야지라는 극단적인 답도 확인해 보자(단, 이 모든 것은 나의 주장이지, 정답이 아니다). 나는 사기란 것이 어느 우매한(머리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속여서 이익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어느 날, 대학동기가 해준 말을 듣고 내가 참 머리가 나쁘구나(우매하다는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사기는 속인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한다. 그게 왜 가능하냐고? 내가 마지막으로 당하지만 않으면 되기 때문이다. 어느 회사가 투자자를 모은다. 투자 유치회를 열고 나의 제품(또는 서비스)을 선전한다. 투자자들은 그 제품(또는 서비스)의 우수함을 파악하고, .. 2023. 7. 10. 이전 1 2 3 4 5 6 ··· 6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