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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일지

사업가의 아내로 살아가는 것 - 결코 화려하지 않은

by 노랑재규어 2009. 7. 21.
사업가의 아내로 살아가면서, 특히 start-up인 회사의 사업가의 아내로 살아가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닌 듯 싶다.
사업가의 아내라는 직업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결코 화려하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처음에는 남편에게 화가 나겠지만, 어느 정도 지나면 측은해 보이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나는 아내에게 가끔씩 "사업가는 해어화(解語花)인 거 같아"라고 한탄한다.
해어화(解語花)란 기생의 다른 말인데, 사업가의 삶이 마치 기생같아서 하는 말이다.

내가 기쁘건 슬프건 손님이 나를 찾으면, 그에게 웃음을 팔아야 하고,
손님이 내 맘에 들건 안들건 나를 자리에 앉히는 것은 손님의 뜻이며,
손님은 나에게 해꼬질을 해도 나는 애교를 부려야 하고,
잘난 척도 못난 척도 할 수 없지만 똑 부러지는 맛은 있어야 하며
손님이 만족할 때까지 웃음과 술과 몸을 팔지만
그러면서 아름다움을 끝까지 잃지 않고,
그 손님이 나를 다시금 찾게 해야 하는
기생의 삶 말이다.

그런 기생이 음주가무가 즐거울지 모르겠다.
그것은 일이지 취미나 유희가 아니다.

간혹은 아내가 적당히 하지라고 하는데, 내가 답하는 말이 있다.
"고객이 만족해야 끝나는 것이지 내가 만족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아내가 던진 그 말에는 측은함과 걱정이 담긴 말이란 것,
또 너무 끌려가지 않도록 적절히 조절하라는 현실적인 충고라는 것도 잘 안다.)

사업가의 아내로 살아가는 것은 기생 딸년 바라보는 애비 마음이나 다름없다.
그런 아내에게 사업가가 주어야 하는 것은 이혼장이 아니라 함께 누리는 영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