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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일지

boiled frog

by 노랑재규어 2007. 10. 27.
개구리 삶는 이야기는 우리나라 두부속의 미꾸라지에 대한 이야기와는 동일하다.

개구리를 끓는 물에 그냥 넣으면 뜨거우니까 뛰쳐나오려고 난리 부르스를 친다.
그래서 요리가 되겠나?
찬물에 개구리를 넣고 서서히 물을 끓인다.
개구리는 따뜻한 물에서 졸다가 익는다.

미꾸라지 비유도 똑같다.
이렇다. 찬물에서 서서히 끓이다가, 찬 두부를 넣어준다. 미꾸라지들이 찬 두부에 파고들어가 맛있게 익는다.
(이 두부... 무서운 거다.)

이 개구리 혹은 미꾸라지 신드롬은 여러가지 비유로 쓰이지만,
나의 경우 대개 변화를 두려워하다 옴짝달싹 못하고 매몰된다는 의미를 전달할 때
마음만 먹고 실행하지 못하다 결국 세월만 지나가는 우유부단함의 문제를 전달할 때 쓴다.

사실 이 이야기는 내게 결정적인 결단을 내리는데 일조하였다.
바로 8년간 있던 첫 직장에서 이직할 때이다.
특수 분야에서 8년간 근무하면서 실력도 인정받으며 잘 살고 있었는데, 전혀 익숙치 않은 분야에 있는 지인이 스카웃 제의를 한 것이다.
그때 내게 있어서 따뜻한 물은 이런 거였다.
지금도 잘 먹고 살고 있고, 내가 사고치지 않는 한 이 회사에서 잘릴 염려도 없고, 회사가 망할 일도 없다.
하지만, 더 있으면 그 따뜻함에 내가 익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 결심을 실행하는데는 앞서 말한 새장의 비유가 도움이 되었다.
도전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따르고, 실패는 곧 죽음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도전하는데 실패한다.
익어서 죽나, 굶어서 죽나 죽는건 마찬가지다.
나가 죽자. 대신...
새장은 두번다시 돌아보지 않는다.

이 결심이 서고서야 그 지인을 만날 수 있었다.

*** 덧글
그 결단의 밑단에는 역시 이 질문이 있었다.
날지 않는 새가 샌가?(이 화두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다시 한번 하겠다. 매 이야기를 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