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시작할 때 크게 두가지 기반 중 하나에서 시작합니다.
하나는 영업기반, 다른 하나는 기술기반입니다.
영업기반이란 내가 구비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사줄 기업이 존재하는 것이지요.
영업기반의 경우 누군가가 개발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dealing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 및 서비스 그 자체와 이를 사줄 기업 모두, 영업력과 인맥에 의존합니다.
이 경우는, 기업을 start-up하는데 유리합니다. 초기 투자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이고, 곧바로 자금 회전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양쪽에 대한 의존성이 크기 때문에 한 단계 성장을 하고자 할 때 어려움이 많습니다.
후자는 나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가지고 이를 시장에 내 놓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발하는 제품 또는 서비스가 시장의 요구를 목적성, 시기성, 품질에서 잘 맞출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형적인 벤쳐의 루트라 할 수 있습니다. 성공하면 전자와 같은 회사들이 유통을 맡게 되어 기하급수적인 수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품 또는 서비스를 완성하기 위해 투자가 필요하고, 이를 고객의 입맛에 맞도록 맞추면서 완성도를 높이는데 많은 투자가 필요합니다. 소위 말해 총알이 든든해야 하고, 외부 자본을 끌어들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수익이 될 지 안될지를 예측하는 능력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저희는 후자를 꿈꾸는 전자입니다.
사실, 자신이 영업 출신이던, 기술 출신이던 대부분 이렇게 생각하고 시작하지요.
하지만, 자기가 배운 도둑질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런면에서 2007년은 참으로 길고 긴 시간이었습니다.
특별히 제품을 개발한 것도 아니고, 개발할 제품을 구상한 것도 아니고...
영업을 기반으로 시작하려고 했던 일도,
제가 배운 도둑질이 아니었기 때문에 참으로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아마도 제 주변 분들은 저 친구가 뭘 믿고 사업을 시작했을까 많이 걱정하셨을 것입니다).
제가 잘 하는 일이 아닌 만큼 더딘 시간이었지요.
결과적으로 보면 밭갈고 씨를 뿌리고 기다리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2008년이 되자 작년에 뛰어 다닌 결과가 조금씩 일로 돌아오기 시작하니까요.
제 나름 생각은 이렇습니다.
제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소개할 때, 그래 도와줄께하고 일을 덥석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 자리에서 그거 마침 내가 필요로 하던 거야라고 하는 경우는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 제품 또는 서비스 뿐 아니라 그 회사, 그 CEO에 대해서 면면히 살펴야 할 것임은 물론이고,
살핀 결과 해볼만 하겠다라고 판단이 내려진다해도, 그것이 실현되기까지는 절차적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더구나 공식적인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사전에 많은 정보교환 등과 같은 비공식적인 절차가 필요하게 됩니다.
그게 저희의 2007년이었습니다.
배고프고 고단하고 불안한 시간이었지요.
2008년도 언젠가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2008년은 2007년과는 또다른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혼자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흠모하는 청상과부 마님을 업고 야반도주하여 화전을 일군다고 생각해보죠.
깊은 산속에서 나무를 베고 집도 짓고 돌밭을 갈아 밭을 만들고 씨를 뿌려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정성껏 키워서 농사가 잘되게 해야겠지요.
근데 먹을 쌀은 없고, 곡식은 아직 영글지도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잠이 안오겠지요.
척박한 화전에서 열심히 농사지어 겨우 곡식이 영글었습니다.
그걸 다 밥해 먹을 수 있겠습니까? 다음 농사는 뭘로 지으려고...
농사도 지으면서 밭도 더 넓혀야죠. 밭에 뿌릴 더 많은 씨도 준비해야죠...
곱디 곱던 마님은 고생이 이만저만도 아니오, 날로 야위고 거칠어져가는 손을 만지고 있노라니 눈물이 앞을 가릴겝니다. 나는 괜찮아요 괜찮아요 해도 얼마나 가슴이 저리겠습니까.
마당쇠 언제 마님 호강시켜드릴까 잠도 못잘 일이지요.
자유와 마님은 얻어지만, 그야말로 호강은 고사하고 아직도 초심 그대로 여전히 죽기 아님 살기입니다.
사업가의 꿈을 꾸는 분들.
마님 업고 도망쳤을 마당쇠들을 생각하십시오.
우리가 본 드라마처럼 성공한 마당쇠보다 실패한 마당쇠가 더 많을겁니다.
마님이 견디다 못해 도망을 갔든, 마당쇠가 견디다 못해 마님 이거이 아닌가벼유라고 했든, 아님 다 굶어 죽었든, 잡혀가서 맞아 죽었든...
못해봐야 죽기밖에 더하겠어가 아니라 여기서 살지 못하면 죽는다는 처절함만이 살아남는 길입니다.
여러분과 저도 그런 마당쇠 중 한명일런지 모른답니다
사업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