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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일지

사업하기 2007 기록 - 자본금은 얼마나?

by 노랑재규어 2008. 2. 8.

회사 설립시의 자본금은 대개 5000만원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법규가 그렇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기업제도가 있어서 자본금을 5000만원 미만으로도 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중소기업청을 한번 방문하면 받을 수 있는 서류이다.

자본금은 1000만원이상이라면 주식회사를 설립하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자본금은 얼마가 적당할까?

이에 대해서는 한 선배의 조언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초기 자본금은 얼마가 되었든 딱 1년 간다"

자본금을 1000만원을 하던, 10억을 하던, 딱 1년이면 이 자본금을 사업자금으로 다 쓰게 된다는 것이다.

전적으로 동감하는 이야기다.

돈은 있는만큼 쓴다.

사업을 하다보면, 돈을 쓸 일이 많다.

사무실도 구해야하고, 각종 사무장비도 구입해야 하고, 접대도 해야하며, 월급도 줘야하고, 등등등...

이 돈들은 본격적인 수익이 생길 때까지는 초기 자본금을 소진하여 사용된다.

상상해보라.

사무실이던, 집이던 구하러 다녀본 사람이라면, 이왕이면 좋은 곳을 구하고 싶어지게 마련이고, 주머니에 있는 돈에 맞추기 마련이다.

내 주머니에 500만원이 있으면 500만원짜리 사무실을 찾게 되고(더 좋은 사무실은 돈이 없어서 구경도 못한다), 5000만원이 있으면 5000만원짜리 사무실을 찾게 된다(더 싼 사무실은 회사 이미지나 입지조건등 때문에 꺼리게 되기 마련이다. 중개소에서도 더 싼 사무실은 보여주지도 않는다).

당신의 주머니에 돈이 있으면, 월급도 그만큼 기대하게 된다. 당신과 함께 시작하는 동료 뿐아니라, 당신자신도 그렇게 생각한다.

사업 수주나 수익의 미래는 아직 보장되지 않은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적어도 한장 이상 작성된 당신의 사업계획서에는 1년 이내에 어떤 형태로든 수익이 날 것으로 기록되어 있을 것이고, 이러한 예측은 시장의 환경을 반영하기 보다는 당신의 희망을 반영하기 쉽상이다.

그래서 급여 예산도 당신의 주머니와 당신의 희망에 근거한 서류에 근거하여 긍정적으로 책정된다.

돈이 없다면? 당연히 월급도 없다. 그럼 사람을 구하기 힘들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사람이 없으면 없는데로 일한다. 최악의 경우 일이 없는데 사람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그것도 희망의 사업계획서에 기반하여 월급을 주고 있다면... 한두달만 지나도 여러분에겐 그들이 공포의 대상이 될 것이다.

접대비나 식대도 마찬가지다. 1년간의 회계를 직접 작성해보면, 초기에는 법인카드로 쓴 식대가 최소 몇장은 된다. 2~3달 뒤에는 그런 식대는 없다. 점점 식대나 접대비는 줄어들게 된다. 어쩌다가 수익이 생기면 또 늘어났다가 다시 줄어든다.

굳이 구체적인 예를 일거하지 않아도, 그 선배의 말은 진실로 받아들여도 좋겠다.

돈이 좀 여유가 있어야지 당황하지 않을 것이고 상대적으로 작은 위기에 휘청거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전적으로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주머니돈이 쌈짓돈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당신이 생각하는 최소의 자본으로 시작하라. 그리고 비상금은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게 명확하게 구분하고 그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라.

헛돈 열심히 쓰고 나면 정작 바닥을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 앞에서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좌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