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겨우바람이 스산한 철에도 가락시장역 주변을 누볐습니다.
공동투자자와 각각 2500만씩 투자하여 5000만원짜리 itellups라는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서 분주히 뛰어다녀야 했고, 강남권에서 가격이 저렴한 사무실을 구하기 위해 수소문 끝에 가락시장역 주변의 저렴한 오피스텔을 섭외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설립하고자 하는 회사는 미국의 모 회사에서 제작하는 UPS 장비에 대한 Distributor권(총판권)을 가지고 있는 재미교포 분과 한국의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가진 저희 조직이 공동으로 회사를 설립하여 reseller(대리점)를 두고 영업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006년 11월쯤부터 제품 분석이 이루어졌고, 12월 경에는 MOU를 체결하여 1월에 회사를 설립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UPS는 기존의 화학에너지로 전기를 저장하는 베터리 방식이 아니라, 플라이 휠의 회전 운동으로 전기를 저장하는 방식이었습니다. UPS 시장은 이미 안정화된 상태이지만, 기존의 화학 베터리를 이용한 방식에는 여러가지 제약(환경적인 이유와 안전의 이유로 설치 장소등에 제약이 따름. 등)이 존재하였기 때문에 플라이 휠 방식에 의한 UPS는 기존 제품을 교체하는 신규 시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exclusive distributor(독점 총판권)가 아니고 기존의 다른 회사가 reseller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었지만, 이는 1년여 정도 운영을 한 뒤에 독점권을 획득한다는 전략을 수립하였습니다.
A/S등을 위해서는 전문기술자가 필요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막연하긴 했지만, 기술자를 영입한다는 기초적인 전략으로 접근 했습니다.
당시 재미교포 분은 한국과 중국에 대한 Distributor 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모두 독점 계약이 아닌 상태였습니다.
기술 및 시장 분석이 모두 이루어진 시점은 2006년 말이었고, 1차 타겟 고객과 이를 담당할 reseller도 어느 정도 협의가 이루어진 상태여서 회사를 설립하고 추진하면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지요.
하지만, 사무실 임대 계약과 법인 설립 과정을 모두 마치고, 주금납입(회사의 자본금을 설립자들이 납입하는 것)을 기다리는데, 약속된 기일까지 공동투자자의 주금이 납입되지 않았습니다. 연락이 되지 않거나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러한 조짐은 2006년 말부터 조금씩 있어왔었고, 자문역을 맡아주신 분이 공동투자자의 주금이 납입되는 것을 확인하고 이쪽도 주금을 납입하라고 조언하셨기에 다행히도 주금을 회수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습니다.
공동투자자와 얼마 후 대면한 결과,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선 회사를 설립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reseller라도 계약을 하자는 제안이었습니다.
결국, 공동 회사 설립은 협의하에 무산되었고, 몇달 동안 공들인 시간과 투자, 그리고 적지 않은 자금을 손해보아야 했습니다.
이 일이 있은 후, 자문위원과 검토한 결과 이러한 결과에 대한 공동투자자의 사유에는 두가지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돈이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공동투자자는 수년간 사업을 추진하다가 그 당시 겨우 중국에서 한껀의 계약을 성사시켰던 상태입니다. 이럴 때가 회사입장에서는 가장 자금이 메마른 상태가 됩니다. 즉, 자금의 회전이 되질 않아 약속을 이행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욕심입니다. 한국에 와서 몇몇을 접촉하여 보니 대기업과의 계약 성사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고, 이익을 반반 나누는 공동투자보다는 Distributor 대 reseller 계약이 공동투자자에게는 유리한 조건으로 보였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두가지가 모두 작용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공동 회사 설립을 무효화하는데 대한 의사결정은 실로 힘든 의사결정이었습니다.
그동안 투자한 노력과 비용, 그리고 제품의 가능성을 보고서 reseller권이라도 확보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갈등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선 물러서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2007년 초는 이렇게 한번 움추리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글은 초벌로써, 수정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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