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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기록 금연하기로 하였다. 내가 큰딸에게 "네가 초등학교 들어가면 끊을께"라고 약속을 했던 모양이다. 몇달전부터 큰딸이 내게 언제 끊냐고 묻는다. 날잡고 끊으면 더 힘드니 아예 맘잡혔을 때 끊을란다. 담배를 끊으면 제일 힘든게... 왜 끊는지의 망각이다. 피고 싶은 욕구가 끊고자 하는 이유를 앞서다 보니 간혹은 왜 끊어야 하는지를 망각하게 만든다. 첫째 이유는 딸과의 약속이다. 딸과 약속마저 못지키면 내가 아버지가 될 수 있겠는가? 둘째 이유는 메너다. 담배 피우는 사람은 모르는 지저분함이 있다. 옷에 밴 냄새와 담배 꽁초를 버리는 습관. 심지어 주기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니코틴을 보충해야 하는 습관. 셋째 이유는 건강이다. 일 벌려보겠다고 작정했으면, 건강해야지. 운동을 하는데 담배가 확실히 방해가 된다. .. 2007. 11. 7.
boiled frog 개구리 삶는 이야기는 우리나라 두부속의 미꾸라지에 대한 이야기와는 동일하다. 개구리를 끓는 물에 그냥 넣으면 뜨거우니까 뛰쳐나오려고 난리 부르스를 친다. 그래서 요리가 되겠나? 찬물에 개구리를 넣고 서서히 물을 끓인다. 개구리는 따뜻한 물에서 졸다가 익는다. 미꾸라지 비유도 똑같다. 이렇다. 찬물에서 서서히 끓이다가, 찬 두부를 넣어준다. 미꾸라지들이 찬 두부에 파고들어가 맛있게 익는다. (이 두부... 무서운 거다.) 이 개구리 혹은 미꾸라지 신드롬은 여러가지 비유로 쓰이지만, 나의 경우 대개 변화를 두려워하다 옴짝달싹 못하고 매몰된다는 의미를 전달할 때 마음만 먹고 실행하지 못하다 결국 세월만 지나가는 우유부단함의 문제를 전달할 때 쓴다. 사실 이 이야기는 내게 결정적인 결단을 내리는데 일조하였다. .. 2007. 10. 27.
다시 태어나면 새(鳥)로 태어나고 싶다. 새 중에서도 매로 태어나고 싶다(매 예찬론은 나중으로 미룬다). 어린 시절, 앞집에 기르던 앵무새가 모이주는 사이 후루룩 날아가버렸다. 앞집 아주머니와 꼬마들이 무척 아쉬워했는데... 한시간도 되지 않아 앵무새가 새장 주변으로 다시 날아왔다. 결국 잠자리채로 잡아서 다시 새장에 넣어주었다. 비슷한 시절 겨울, 장난삼아 빈 새장의 문을 살짝 걸어 열고 그 안에 좁쌀을 넣어두었다. 참새가 날아 들어와서 잡혔다. 난리도 아니다. 새장이 뒤집어지는 줄 알았다. 죽이느니 놓아주는게 낫다 싶어 새장에서 내보내주었다. 나는 이 사건을 도전에 대해 이야기할 때 곧잘 써먹는다. 결론은 이런 식이다. 자유를 위해 날아갔으면, 굶어죽을 각오로 살아라. 주는 모이만 먹다가 사냥을 하기.. 2007. 10. 27.
잡담1 책 내용과는 관계없이 책 제목이 맘에 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언젠가 인생에 대한 고뇌를 탐닉하고 있을 때, 친구 놈이 그런 말을 했다. 그 무거운 걸 왜 들고 있어? 놓으니까 가벼웠다.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벼웠다. 중세시대 바늘위에 마귀가 몇마리나 설 수 있는가를 놓고 백여년 가까이 논쟁이 있었단다. 지금 보면 웃기는 그 논쟁은 그들에겐 치열한 정치 논쟁이었다. 종종 우리는 심각하지 않아도 될 것을 심각하게 생각한다. 무의한 사고의 관성에 빠진다. 그 무거운 걸 왜 들고 있지? 무거움도 전염된다. 2007. 1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