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니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그래. 나도 다이어트와 금주를 결심하고 있는데, 흡연자들의 연례행사인 금연 결심이야 오죽하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몇 가지 팁을 공유할까 한다.
1. 1월 1일부터 끊지 말고, 연말부터 끊으세요.
금연을 결심한 당신은 잘 알고 있다.
1주일은 고사하고 3일 이내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작심삼일의 대표적 사례가 금연 아닌가. 3일이나 참아도 대단한 일인 것을...
3일째, 일주일째, 보름째... 당신의 마음 속에 무슨 생각이 들던가?
'한대만 피우고 다시 하자.' 대부분 이거 아닌가? 그리고 그 한대를 피우고 두번째 담배가 생각나는 순간부터 '금연은 무슨 금연'으로 사고 전환이 일어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실패할 것 같으면 미리 실패하라. 1월 1일은 진짜 금연을 하는 날이다. 그 이후로는 절대 실패는 없다고 다짐하고, 미리 금연을 시작하라. 만약 그렇게 해서 1월 1일을 넘어서도 담배를 안 피우게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도 없고, 설사 실패한다고 해도 다시 굳은 결심을 하게 해 줄 '1월 1일'이 기다리고 있다.
솔직히 당신의 금연 결심이 단단하다면 미리 금연을 시도해도 절대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2. 나는 단번에 끊어야 하는 타입인가, 서서히 줄여서 끊어야 하는 타입인가 냉정하게 판단하세요.
나는 줄이면서 끊는 것은 불가능한 사람이다. 보조재를 쓰는 것이 더 안좋다. 즉, 단번에 끊고 극도의 고통까지 올라간 다음에 서서히 내려와야 금연이 가능한 타입이다. 내 형은 정반대의 타입이다. 단번에 끊으려고 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보조재를 쓰되 서서히 줄여가면서 금연을 유지해야 금연이 가능한 타입이다.
당신이 처음 금연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면, 자신이 어떤 타입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방법을 시도하면 실패 확률도 높다. 냉정하게 판단해보라.
만약 당신이 후자의 경우라면, 1월 1일이 되기 한참 전부터 흡연량을 줄여야 한다. 당신이 전자라면 두어 번의 실패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미리 끊어라. 실패를 당연히 여기라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3. 마약을 끊는 것입니다.
A라는 연예인이다. 어쩌다가 몹쓸 마약에 빠졌다. 반성한다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선처를 구하고 자숙한다. 하지만 얼마 뒤에 다시 마약을 했다는 기사를 읽게 된다.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못난 녀석. 그걸 못 끊어서...'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자. 이제 당신이 연예인이라고 생각하자. 어쩌다가 몹쓸 마약에 빠졌다. 담배라는 마약. 쾌락도 없는데 입냄새와 찌든 냄새가 나고 지저분하고 건강에도 안좋은데 강한 중독 때문에 끊지 못하는 아주 요상한 마약이다. 다만, 법으로 금하고 있는 마약보다는 중독이 덜하다(쾌락이 없으니까). 당신은 반성한다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가족에게 선처를 구하고 자숙한다고 했다. 그러고 담배를 끊으려 하는 것이다. 만약 실패한다면 당신은 연예인들이 마약 못 끊는 것을 욕할 자격이 없다. 당신은 그보다 더 쉬운 담배조차 못 끊는 것이니까... 가족에게 욕먹어도 할 말이 없다. 창피한 일이다.
4. 술마실 때 담배를 피우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미친 짓입니다.
나의 경우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가 지나면 고통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정확하게는 고통을 견딜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언제가 위험하냐 하면 술을 마실 때이다. 알지 않는가. 술을 마시고도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면 미친 놈이란 걸.
"술 마실 땐 괜찮아."
맞다. 맞는 말이다. 약쟁이도 그렇게 말할 것이다.
당신은 지금 마약을 끊고 있는데, 술을 마실 때는 마약 해도 되는가?
당신의 금연이 단기로 끝나는가 장기간 유지되는가는 여기서 결정될 것이다.
나는 담배 필터를 잘라내어 씹다가 뱉었다. 그리고 담배 한 대 피운 샘 치자 했다.
사람들이 미친 놈이라고, 그럴 꺼면 차라리 한 대 피우라고 했다. 나는 그들이 약쟁이라고 생각했다.
5. 당신이 꿈에서 담배를 피웠다면 그리고 꿈에서 후회했다면, 당신은 안정기로 접어든 겁니다.
하지만, 방심은 하지 마시라.
금연이란 것은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담배에 대한 유혹을 견디는 것이 힘들지 않게 되는 것이다. 당신이 담배를 입에 무는 순간, 아무리 오랫동안 금연을 실천했다 할지라도 곧바로 흡연자가 된다. 마약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연예인을 생각해보라.
그런 꿈조차 꾸지 않을 때, 비로소 금연이 편해진다.
나도 어언 금연 9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담배라는 마약을 끊는 중이다.
건투를 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