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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일지

매출은 번 돈이 아니에요. - 사업을 하려면 손익계산서의 개념을 알자.

by 노랑재규어 2022. 7. 5.

"연매출 000억원인 회사로 성장."

이라는 말이 예능프로그램이나 심지어 신문 기사에도 자주 인용된다.

 

특히 연예인이 무슨 사업을 한다고 그러면 저런 자막은 아주 기본으로 나온다.

그런데 그게 좋은 회사의 기준은 아니다.

사업을 하겠다고 검토하는 사람이라면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만약에 모른다면 사업할 기본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매출과 이익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이익도 단계별로 구분해야 한다.

 

매출이란 당신이 물건 또는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로 받은 돈을 의미한다.

즉 무언가를 팔고 그 대가로 받은 돈이다.

매출액이 크다는 것은 무언가 많이 또는 비싸게 팔았다는 것이다.

 

자! 당신이 만약에 치킨을 1천만원 어치 팔았다고 치다(이번 달 매출이 1천만원이라는 뜻이다).

그게 당신이 번 돈인가?(이익이냐고 묻는 것이다)

아니다.

당신은 치킨을 1천만원 어치 만들기 위해 들어간 비용이 있다.

치킨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재료비 및 기타 비용이 그것이다.

생닭, 기름, 튀김옷, 단무지 등등 치킨 그 자체의 재료 뿐 아니라,

전기료, 수도세, 주방에서 일한 당신의 인건비도 비용이다.

재료비가 300만원 들었다고 치고, 각종 전기료, 수도세 등등은 50만원 들었다고 하자.

인건비는 200만원 정도 들었다고 치자.

 

총 매출액에서 이렇게 치킨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 직접 비용을 제외한 금액이 매출이익이다.

1000-550 = 450만원이다.

자. 월세도 들어갔다. 150만원. 카운터에서 일을 본 당신 와이프 인건비도 있다. 150만원.  배달비도 있고, 홀 서빙을 도와준 알바생 월급도 있다. 합쳐서 300만원. 매달 홍보를 위해 사용하는 찌라시 비용과 광고비용도 있다. 50만원. 이렇게 물건을 팔기 위해 들어간 비용을 우리는 판매관리비(줄여서 판관비)라고 한다. 판관비에는 감가상각비라는 것이 있는데, 치킨을 만들기 위해서 구입한 장기사용 장비, 즉 주방 물품, 홀 테이블들 같은 것들, 인테리어 비용 등을 그것의 수명(예를 들면 5년)으로 나누어서 매년/매월 일정 금액씩 비용으로 삭감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산의 개념과 연계되므로 별도로 공부하기 바란다. 흔히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잘 놓치는 것이 자신의 인건비와 감가상각비이다. 감가상각비 월 20만이라고 치자.

그럼 이것을 매출 이익에서 제한다. 이것이 영업이익이다.

450-670= -220만원

여기에 각종 금융 비용을 제한다. 대표적인 비용은 대출 이자이다. 월 10만원이라고 치자.

영업이익에서 금융비용등을 제하면 세전이익(세금 내기 전의 이익)이다.

-220-10 = -230만원

여기서 내야 할 각종 세금(지방세, 법인세 등등)을 제하면 순이익이 된다.

예를 들어 납부할 세금이 20만원 정도 나왔다면(참고로, 손익계산할 때 매출액부터 이미 부가세는 제외한다),

-230-20=-250만원

이다.

 

월매출 1천만원에 순이익은 마이너스250만원이다.

이게 1년이면 1억 2천만원 매출인데, 순이익은 마이너스 3천만원이다.

 

당신이 대리 운전을 하는 개인"사업"을 한다고 치자.

당신이 판매하는 것은 대리 운전"서비스"이다.

월 매출은 운전하고 받는 돈이다. 열심히 뛰어서 300만원 받았다.

매출은 300만원이다.

그 일을 하는데 들어가는 매출비용은 무엇일까?

그 일을 해보지 않아서 상상밖에 할 수 없지만,

대리운전 중계업체 수수료가 있을 것이고 월 5만원. 콜을 잡기 위한 별도의 스마트 폰(감가상각대상이다)과 그 통신비가 있을 것이다. 합쳐서 8만원. 콜을 잡고 빨리 이동하기 위해 개인 전동카트를 사서 쓰고 있다면(감가상각대상이다) 그 카트와 전기료를 합쳐 5만원으로 잡겠다. 서비스를 한 당신의 인건비는 200만원. 그럼 매출 비용은 218만원이므로, 매출이익은 82만원.

300-218 = 82만원

 

이 일을 하는데, 판매관리비라고 볼 것은 아무래도 중계업체에 가입하는 가입비가 있을 것이다. 이도 감가상각한다면, 월 1만원. 그 외에 또 있을까?

영업이익은 81만원.

82-1 = 81만원

혹시라도 스마트폰과  전동카트를 사기 위해서 대출을 했다면, 200만원 대출했다 치고, 월 이자비용 1만원.

세전이익은 80만원.

81-1 = 80만원

세금 낼 일이 많지 않은 일이니 월 10만원이 들었다고 치고 70만원이 순이익이다.

80-70 = 70만원

 

이 사람은 연 매출 3600만원에 순이익은 840만원이다.

 

물론 여기서는 4대 보험도 계산하지 않았고, 기타 고려할 사안도 많이 빠져있다.

치킨을 팔면 적자고 대리운전을 하면 흑자라는 말도 아니다. 그저 매출의 크고 작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익의 크고 작음이 중요하다는 예일 뿐이다.

 

그 사람 회사 매출이 얼마래!

그 사업을 하면 매출 00억은 기본이래!

이런 말에 어머나!하며 감탄하지 말고, 순이익이 얼마인지 살펴보라는 이야기이다.

무슨 종류의 일을 하고 있는데 매출이 얼마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대충 영업이익이 얼마 정도 되겠네라고 추측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실제 맞을 수는 없다.

 

적어도 사업을 하겠다는 사람은 저런 개념은 이미 머리속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저런 계산을 쓱쓱해내지 못한다면, 당신은 아직 사업할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