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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일지

5년차 회사의 고민 : 쉼표를 한번 찍고. - part 1.

by 노랑재규어 2012. 7. 10.

2012년 5월을 기점으로 우리회사는 5살이 되었다.

지금 다시 그때처럼 시작하라고 하면 미친 짓이라 생각될 만큼 무모한 시작이었고 수많은 위기를 넘겨온 세월이다.


바쁜 일들이 어느 정도 수습되었으니 이제 그 마무리는 맡겨 놓고, 오늘의 고민을 과거의 흐름에 비추어 되짚어야 할 것 같다.


오늘의 고민은, 요 최근 몇달 수주는 매우 잘 되어가고 있는데, 왜 자금 수지를 맞추는 것은 어려운 것일까와 내 스스로 시장을 한정짓고 멈추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것이다.


우리 회사를 설립하고 처음 1년간은 회사 소개 자료를 겸해서 Executive Summary를 계속 작성했었다. 읽을 사람을 고려해 여러가지 버전이 정리되었지만, 내 머리속에 정리되어 있던 요즘말로 레알 회사의 비전은 이러했다.


1. "우리의 경쟁 상대는 Google과 BAE systems 입니다"


이 말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실상 우리의 진정한 비전이라고 해도 되겠다.

녹아 있는 걸 다시 분해해서 설명하면 그 의미가 반감되지만, 몇가지만 끄집어 내면 이렇다.

첫째, 이들 회사는 포털과 국방이라는 분야를 발판으로 삼아 사업의 영역을 서서히 하지만 강력하게 확대하고 있다.

둘째, GIS 분야에 있어서 획기적인 획을 긋고 있거나 큰 축을 형성하고 있다.

셋째, 민간과 국방이라는 분야에서 선두 그룹이며, big brothers이다.

넷째, 자율적인 사고와 엄격한 규격을 대변한다.

다섯째, 최고이다. 그리고 성공신화이다.

등등.


2. 계획

                    자본금       매출           인력

창업 당시     2500만원      없음            4명

1년차 목표   5000만원     3억이상         5명이상

3년차 목표   1억5천만   10억이상         10명이상

10년차목표    3억이상   100억이상        20명이상


현실은?

1년차          2500          1/10            

3년차          5000          약간모자람   

5년차          상동


3. 시장

초창기 : 닥치는대로, DB, GIS 용역

성장기 : GIS 용역, 시뮬레이션, GIS 시스템, 기술 축적, Embedded 분야, 해외 제품 도입

성숙기 : 자체 기술에 의한 상품화, 군사분야 진출, 해외 진출 등


그나마 이 부분은 대충 비슷했다. 해외 제품 도입 및 해외 진출을 못했다는 것과 자체 기술 상품화를 하기엔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빼면 말이다.


자 그렇다면, 오늘날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가 처음 사업을 할 때 가장 어려웠던 것은, 인력수급과 수금이었다.

인력수급이 어려웠던 이유는, 간단하다. 누가 이 조그만 볼품 없는 회사에 오겠다고 쉽게 맘을 먹겠는가?

지금은? 그럭저럭 좋아졌다. 여전히 어려운 문제이지만, 미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수금은 매달 매달 목을 조이는 스트레스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일반적으로 선급금, 중도금, 잔금의 형태로 지급하는 것이 관행이지만, 우리 주 고객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돈이 들어올지, 들어오면 담에는 언제 올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것이 미칠 지경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두번째는 의존성이다. 매출의 대부분을 한 회사에 의존하다보니 자금 흐름에 대한 보완책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마중물이 솔솔치 않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필요하지만, 회사의 규모에 비해 부담스럽다.

네번째는 사업 수익률이 매우 낮다는 점. 총알을 비축하기는 커녕 오늘 먹고 살기에 급급할 수 밖에 없다.

다섯째는 매출이 용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용역또한 안정적인 캐쉬카우 중 하나일 수 있지만, 상품에 의한 꾸준한 매출이 없고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이걸 하필 전진하기 힘든 지역에 상륙한 부대의 처지라고 한다.

상륙은 잘 했지만, 열악한 환경에 처해 전진이 힘든 것이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지난 시간을 다시 base로 삼고, 새롭게 시작하는 관점으로 정리해보려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