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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잡 것들/일상다반사

절영지회 - 한번의 실수는 대의를 위해 용서한다

by 노랑재규어 2009. 8. 29.
절영지회(絶纓之會) - 갓끈을 끊은 연회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일화가 있는데, 이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초(楚)나라 장왕(莊王)이 전투에 이겨 궁중에서 성대한 연회를 베풀고 문무백관을 초대했다. 신하들이 모두 큰 소리로 환성을 지르며 왁자지껄 소란했다. 바로 그때 등불이 꺼지더니 왕의 애첩이 비명을 질렀다. 어느 누가 그녀의 가슴을 더듬고 희롱했던 것이다. 그녀는 놀라면서도 그 사나이의 갓끈을 잡아 뜯고는 왕에게 호소했다.
"폐하, 등불을 켜게 하시고 갓끈이 없는 자를 잡아 주세요."
불만 켜면 갓끈이 끊긴 자가 바로 감히 왕의 애희(愛姬)를 희롱한 자라는데 드러날 판이었다. 그러나 왕은 도리어 불을 켜지 못하게 하고 큰소리로 모두에게 갓끈을 떼어 던지도록 했다. 따라서 다시 불을 켜도 그 자리에 모인 모든 장수가 갓끈을 뗀 뒤라 누가 그런 무엄한 짓을 했는지 드러나지 않았다.

3 년 후 진(秦)나라와 전쟁이 벌어져 진군에 패한 왕이 위급에 빠져 있자 목숨을 내던져 분전하여 왕을 구하고 그의 용기 덕분에 드디어 대승을 거두게 한 장수가 있었다. 장웅(蔣雄)이란 장수였다. 장왕이 이상하게 생각하여 그를 불러 물었다.
"나는 평소에 그대를 특별히 우대한 것도 아닌데 어째서 그토록 죽기를 무릅쓰고 싸웠는가?"
그러자 그 장수가 엎드려 말했다.
"저는 이미 죽은 목숨이었습니다. 3년 전에 갓끈을 뜯겼던 것은 바로 저였습니다. 그때 폐하의 온정으로 살아날 수 있었으니 그 뒤로는 목숨을 바쳐 폐하의 은혜에 보답하려 했을 뿐입니다."
이 싸움에서 진에게 이기고 난 다음부터 초는 차츰 강대해져서 장왕은 급기야 춘추오패(春秋五覇)의 한 사람이 되었다.

[출전]《說苑(설원)》

사람은 누구나 실수란 것을 하기 마련이다.
과음을 하였거나, 사안을 중하게 생각지 못했거나, 심지어 오해로 인하여 생겼거나...

문제는 그 실수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인데,
실수를 당한 사람은 몹시도 견디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가볍게 넘어가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그 실수가 당한 사람의 자존심을 건드렸거나, 소중한 것에 상처를 냈을 경우라면
그것을 받아들이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요 며칠 사이에 내가 실수를 한 사건도 있고,
누군가가 실수를 당해서 속상함을 상담해 준 일도 있다.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는 말이 있다.
한번 실수에 절망하지 말라는 뜻이긴 한데,
한번 실수에 대해 절망시키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은 심히 한 나라를 다스림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비롯해서 실수한 사람들.
한번 용서받을 때 깊이 감사하고 반성하라.

나를 비롯해서 실수당한 사람들.
한번 용서하기는 힘들어도 그로 인해 대의를 이루기도 한다는 것으로 맘을 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