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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잡 것들/일상다반사

두서없는 잡설] 엘리트론

by 노랑재규어 2007. 12. 12.

오늘 김모씨랑 사교육 부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교육 정책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다.

이왕 한 김에 내 주장을 간단히 정리해볼란다.

잠도 안오고 해서...


들은 이야기지만...

일제 강점기 시절, 출세란 것이 쉽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조선인으로 성공하는 거의 유일한 길은 사법고시를 통해 판검사가 되거나 공무원으로 공직을 하는 것이었나보다.

그리고 일본의 정책 자체가 소수 엘리트에 의한 지배(지배라는 용어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운영이라 생각하시라)였으므로 엘리트 배출이 하나의 중요한 정책이었고, 이러한 국가 정책하에서는 엘리트가 되는 것이 곧 성공이었다.

일제 강점기가 끝나고, 전쟁과 정치적 미성숙으로 인해 대한민국 정부가 자리를 잡지 못해 가난에 허덕일 때, 박정희 정권이 집권하면서 내건 방향도 이 엘리트가 주도하는 성장이었다.

엘리트가 주도하는 국가 운영이란 말 그대로, 소수의 엘리트를 중심으로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고 이들이 주축이 되어 사회를 이끌어가는 방식이다. 꼭 국가의 요직 뿐 아니라 기업이나 여러 조직에서도 엘리트가 주가 되어 끌고 가는 사회의 형태였다.
(쉽게 말해 국민이 우매하니 엘리트를 모아 올바른 정책을 만들고 이들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추진하면 국민들이 이에 동참하여 한 방향으로 가는 것. 정도 되겠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이 현재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유일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기반이 약한 국가로써는 결국 엘리트를 배출하는 것이 주요 과제였고, 엘리트에 의해 주도된 사회였던 만큼 엘리트가 된다는 것은 역시나 성공 혹은 출세를 의미하는 것이고, 결국 엘리트가 된다는 것은 명문대를 졸업하여 요직에 자리잡는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명문대를 들어가는 것은 한 개인에게나 한 가족에게 있어도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그래 그 과거 인정한다.


자, 지금은?

먼저 사회적 기반에 관해 논하자.

이제 완숙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성숙한 사회기반을 가지고 있다.

왠만해서는 4년재 대학 졸업장 다 가지고 있다.

경쟁률에 맞춰서 밀려밀려 들어갔거나 아주 놀고 먹거나 하지 않은 한 지 밥벌이 할 만큼 일정수준이상 교육도 받았다.

사람이 넘쳐서 걱정이지 사람이 부족해서 걱정 아니다.

성공의 척도 함 살펴보자.

꼭 국가 요직이나 주요 기업에 취업해야만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이제 할일도 많고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일도 많아졌다.

솔직해지면, 돈을 얼마나 버느냐가 성공을 의미하는 사회이다.

간혹, 지금처럼 경제의 불확실성이 팽배하면 그땐 안잘리는 직장이냐가 우선시 되긴 하지만 그것이 곧 성공을 의미하진 않는다.

명문대 출신이라서 돈 잘버는게 아니라, 부동산 혹은 주식, 돈놀이를 얼마나 잘하느냐로 돈 버는 세상이다. (물론 연봉만으로 이미 돈 잘 버는 사람. 솔직히 있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열풍이후로 돈에 대한 선비적 자세 많이 사라졌다.

돈 많다고 이유없이 나쁜 놈 되는 세상 이제 지나가고 있다.

사회적 환경이 이러할 진데 왜 아직도 명문대에 목숨을 걸고 과열된 교육의 상태가 되었나?

세상은 관성에 약하다.
일단 하던 그대로 하고 나서 근데 왜 하고 있지?라고 의문을 던진다.
남들 다 하니까 일단 하는거다.
그리고 이놈의 사회가 그짓을 안하고는 견딜 수 없게 되어 있다.
남들 다하는데 나만 안해? 이거 쉬운거 절대 아니다.
관성 즉, 사회적 관습을 깬다는게 그래서 어렵다.

명문대 출신 아니어도 정말 실력있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갖지 못한 자는 서러울 수 밖에 없는 타이틀에 의한 휴먼 네트워크만 아니면 엘리트 소리 들을 친구 많아졌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들에겐 여전히 타이틀이 장벽이다.
실력으로 갈 수 있는 위치까지 잘 간다.
그 다음은 줄이 없다.
그래서? 그 타이틀을 주는 대학원을 가면 정말 착하고 정직한 훌륭하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게 힘들거나 어렵거나 여건이 안되는 분들!
학력 위조. 다 이유가 있는거다.

그렇다면... 명문대 없앨까?
명문대 나온 놈들 나쁜 놈이냐?
그건 아니다.

우선,
명문대 출신과 일해보면, 그렇지 않은 출신 친구들 보다 솔직히 일 잘할 확률이 높다. 단 그들이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말귀도 잘 알아듣고, 일이 체계적이고, 한가닥 해본 경험이 있어 집중할 줄 안다.
그들이 실력이 있다는 것. 인정하고도 남을 일이다.
실제로 그러니까.
실력과 열정을 가지고 맞서서 이기는 놈 왜 미워하겠는가.

그리고,
아무리 사회적 기반이 많이 탄탄해졌어도, 엘리트 필요하다.
엘리트 배출 필요하다.
얄밉다고 엘리트 다 잘라버리면...
그게 문화혁명이지.
뭔가 남보다 낫다는 이유로 하는 숙청. 올바르지 않다.

나의 요지는...
사회는 이미 많이 변했다.
엘리트아니어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는데,
관습을 깨지 못하기 때문에 지나친 교육열로 학부모의 주머니와 가슴을 휑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걸 바로 잡으려면, 교육제도만 가지고 씨름해봐야 소용없고 사회의 개혁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냐고?
그걸 내가 어떻게 다 고민하겠냐?
나 대통령 후보 아니다.
문제 제기 정도로만 하는 걸로도 복잡하다.

대신, 나머지 고민 끝나면 함 또 주장하마.

첨언 하나 하자!!!!

우선 명문대 출신들.
무사안일주의에서 벗어나라.
대학원쯤에서 만나 보면 한심이 극치다.

난 대학원에 프로젝트 준다고 하면 차라리 지방 똘똘한 대학원 연구소로 주지 웬만해서는 명문대 대학원에는 안 주겠다.
그들은, 그들에게 프로젝트 비 대주고 그들 공부하게 냅두고 마무리는 프로젝트 발주자가 알아서 해주는 것에 너무 익숙한가보다.
왜? 그들이 다 교수가 되고 그들이 교수가 되면 심사위원부터 무슨 학회장에 이르기까지 주물딱 하는 자리에 앉게 될테니 지금부터 알아서 잘 모셔야 될 것 아닌가.
그래서 그들에겐 치열함이 없다.
그들은 졸업과 교수자리를 위한 실적을 쌓는 글쟁이에 불과하다.
실력?
없다고는 말 못하겠으나 웬만하면 써먹을 실력을 쌓아야지.
치열한 연구소는 또다른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지금의 프로젝트에 전념한다.
그래서 그들은 쓸 수 있는 실력을 갖춘다. 글, 즉 논문으로는 화려하지 않지만, 그들이 낸 성과가 새롭거나 꼭 필요한 것도 아닐 수 있지만, 그들은 프로젝트를 낸 보람을 돌려준다.
명문대 대학원생들 중에 교수가 되려고가 아니라 연구하려고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함 물어나보고 싶다.

요직에 계신 분들.
실력있고 네트워크도 잘 할 줄 아는 후배에게
타이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회를 박탈하거나 타이틀 청소하게 하지 마라.
당신이 지금 깨지 않으면 당신의 타이틀 자체가 서서히 썩는다.
(요즘 SKY 이야기 하더냐? 서카포라고 이야기하지. 그것도 사실은 카포지.)
혁명을 할 필요까진 없고 조금씩 변화시켜라.
자그만 변화는 개혁의 시발점이지만,
변화 자체를 허락하지 않으면 언제 혁명이 터질지 모른다.

그리고 나!
잠이나 자던지 니 머리속에 가득찬 회사일이나 걱정하던지 해라.
아무도 관심 없고...
니 말을 이해할리도 없고...
이 글 끝까지 읽을리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