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들은 것인지, 내가 지어낸 말인지...
"담배는 피운 시절만큼 안 피워야 진짜 끊은 것이다."
내가 담배를 24년을 피워댔으니, 이제 죽기전에 담배를 끊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그래서 금연이라고 하지 않고 참고 있다고 하고 있다.
곧 두달이 되지 싶다.
죽어도 못 끊을 것 같은 담배를 정말 끊을 것 같았던 기회가 한번 있었다.
10년쯤 전 일이다. 그때는 100일을 세다가 좀 지나고 실패한 것 같다.
사실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담배는 피운 시절 만큼 안 피워야 끊지 싶다.
안 피운지 1년된 선배도 아직도 생각난다고 하고,
2년이면 끊은거다라던데 그래도 다시 피우는 사람이 숱하다.
그러니 나는 어떻겠는가?
하지만 그간 경험하면서 이 만큼 참았는데 한대 피운다고 못끊겠나? 라는 생각이 얼마나 영악한 유혹인지 깨달았기 때문에 아예 물려고 하지 않는다.
이번에 참는데는 몇가지 생각이 도움이 되었다.
1. 가끔 외국 연예인 관련 기사를 보면 마약에 쩔어 사는데 인생을 인간답게 살기 위해 끊는 애들이 있는가 하면, 결국 못끊고 인생 망치는 애들이 있다. 그 기사를 보며 "인생을 망치는데... 못끊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담배도 중독성 기준으로 웬만한 마약보다 높은 마약류이다. 그들에게 무어라 할 것이 아니라 내가 "마약을 끊는 것이다"라는 각오로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중독을 하나 없애면서 다른 중독을 만들면 도움이 된다. 내 경우 대체로 사랑의 힘을 얻으면 좋은데, 모 그럴 환경은 못되고, 하여간 중독 하나를 끊으며 다른 중독을 만드는 것이 좋다. 사랑에 중독될 환경이 안된다면 내 경우처럼 운동이나 악기 연주 배우기를 권한다.
3. 아까 말한, 일생을 두고 담배를 끊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
4. 한 모금만, 또는 술마시는 자리니까 괜찮아, 이건 너무 머리 아픈 일이니까 한대만, 등등 이런 핑계는 "핑.계."이며, 이 핑계에 속는 즉시 금연은 향후 10년간 불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철저히 속지 않고 있으며, 정말 죽겠다 싶으면, 차라리 담배 한 개피를 달라고 해서 몸통은 버리고 필터를 아작아작 씹을 때는 있다. 다음날 되면 속이 미식거려서 그렇지 안 피운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5. 지금까지 한 세번 정도 담배 피우는 꿈을 꾸었다. 다음 날 일어나면 그것이 꿈이라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끊은 것이 아니라 쉬는 것이지만, 중간에 기록이나 남겨두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