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검푸른 구름이 스스로의 무거움을 견디다 못해 눈물을 흘린다.
아무 일도 잡히지 않는다.
사실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긴장이 풀리면서 머리가 멍하다.
경험상, 번아웃 증상이 오기 전에 refresh를 해야 한다.
긴 긴장을 끝내는 "사업 수주" 연락을 받은 이후로 며칠째 이 모양이다.
이제 한 2~3년 정도는 회사를 운영할 "일 감"이 충분히 생겼다.
사실 사람이 모자라서 예산집행을 내년으로 미루는 형편이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면접이 2건이 잡혀 있다.
어디론가 도망가지 못하고 사무실에 발이 묶여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늘 면접 대상자는 사실 별다른 기대감이 없다.
한 사람은 몇 달 학원을 다니고 프로그래머가 되겠다는 지원자이고, 한 사람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연봉 펑튀기를 하기 위해 직장을 옮겨 다니는 사람이다.
면접자를 선별하는 담당자의 탓이 아니다.
지원자가 없다.
쓸만한 지원자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그냥 지원자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