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 외 잡 것들/영화

영화]복수는 나의 것

by 노랑재규어 2008. 9. 22.
포스터

영화가 뭐 이래?
이런 말 할만하다.

박찬욱 감독의 소위 말하는 복수 시리즈 중 제 1탄을 이제서야 본 소감이다.

이런 한마디를 던지는 이유는 무얼까?

그의 복수 시리즈 영화에서 일관성을 갖는 코드라면 "불쾌감"이다.
적당한 장치를 둠으로써 이 불쾌감을 충분히 완화할 수도 있으련만,
아주 노골적이며 직설적으로 관람자에게 불쾌감을 전달한다.
(바람난 가족에서 납치범이 아이를 내던지는 황당스러운 장면이 준 충격이 연상되었다.
뭐 저런 장면이 이 영화에서 얼마나 중요하다고 저렇게 직설적으로 던진단 말인가 하는 관람자로써의 분노같은거 말이다)

이 불쾌감의 수준으로만 따지자면 복수는 나의 것은 B급 영화와의 경계선 쯤에 존재하는 영화다.

이 불쾌감으로 인해서 마치 인두로 지지듯 영화가 필터없이 바로 박혀드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의 복수 시리즈에서는 이 불쾌감이 다른 감정(예를 들면 분노감 같은)으로 곧바로 전이된다(친절한 금자씨의 경우, 아이를 살해하는 장면과 이어지는 복수 장면같은 경우).
영화를 본 뒤에도 이 불쾌감은 남지만, 영화 속 주인공들의 심정을 읽어내는데는 분명 충분한 자극이었다.

이 영화에 관한 몇가지 생각.

견딜 수 없는 분노를 겪었고 그 분노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으로 복수를 생각해 본 사람이 시나리오 초본를 썼을 것이다.

영화에 관한 몇몇 평들을 보고 동감가는 것.
여기에는 상당히 많은 복수가 얽혀있다. 신장을 잃고 사기당한 류(신하균 분)와 아이를 잃은 동진(송강호 분),  그리고 동진에게 복수하는 무정부주의자들이 복수에 관한 큰 흐름이지만, 영화속에는 다른 복수들이 숨어있다는 것.

그리고, 이 영화의 주요 인물이면서 남의 탓을 하지 않는 유일한 캐릭터는 바로 동진의 딸(감독의 말이다).
"아빠. 수영을 좀 일찍 배울껄 그랬나봐" 정말 가슴 아픈 대사였다.

어쨌든, 아이들을 소재로 이렇게 분노감을 끌어내는 영화들은 영화의 몰입이나 재미와는 관계없이 불쾌감이 오래간다. 자제의 선을 좀 그어두는 것이 좋지 않겠나? 이런 자극은 자칫 사회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