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일지163 이유도 많다 세상엔 참 이유도 많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세상엔 이유가 있고서 결론이 있지 않다. 결론이 있고 이유가 있다. 세상 모든 판단은, 심지어 과학마저도 가정이 있고 그 가정을 증명하기 위해 이유를 단다. 그 가정이 맞던 틀리던 간에 말이다("객관성의 칼날"을 보라. 유명한 과학적 사실들도 지금보면 웃길만큼 틀린 가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대체로 익은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이미 온몸에 사고의 방향과 가치관이 결정되어 배어있기 때문이다. 쇼팬하우어의 "논쟁에서 이기는 38가지 방법"이라는 책을 보라. 진리를 밝히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 목적이다. 첫번째 머리속에서 든 생각을 바꾸기란 절대 쉽지 않다. 자신의 주장이 한번 결정되면 설사 그것이 맞지 않다해도 사람은 번복하지 않는다. 논쟁.. 2007. 11. 27. boiled frog 개구리 삶는 이야기는 우리나라 두부속의 미꾸라지에 대한 이야기와는 동일하다. 개구리를 끓는 물에 그냥 넣으면 뜨거우니까 뛰쳐나오려고 난리 부르스를 친다. 그래서 요리가 되겠나? 찬물에 개구리를 넣고 서서히 물을 끓인다. 개구리는 따뜻한 물에서 졸다가 익는다. 미꾸라지 비유도 똑같다. 이렇다. 찬물에서 서서히 끓이다가, 찬 두부를 넣어준다. 미꾸라지들이 찬 두부에 파고들어가 맛있게 익는다. (이 두부... 무서운 거다.) 이 개구리 혹은 미꾸라지 신드롬은 여러가지 비유로 쓰이지만, 나의 경우 대개 변화를 두려워하다 옴짝달싹 못하고 매몰된다는 의미를 전달할 때 마음만 먹고 실행하지 못하다 결국 세월만 지나가는 우유부단함의 문제를 전달할 때 쓴다. 사실 이 이야기는 내게 결정적인 결단을 내리는데 일조하였다. .. 2007. 10. 27. 새 다시 태어나면 새(鳥)로 태어나고 싶다. 새 중에서도 매로 태어나고 싶다(매 예찬론은 나중으로 미룬다). 어린 시절, 앞집에 기르던 앵무새가 모이주는 사이 후루룩 날아가버렸다. 앞집 아주머니와 꼬마들이 무척 아쉬워했는데... 한시간도 되지 않아 앵무새가 새장 주변으로 다시 날아왔다. 결국 잠자리채로 잡아서 다시 새장에 넣어주었다. 비슷한 시절 겨울, 장난삼아 빈 새장의 문을 살짝 걸어 열고 그 안에 좁쌀을 넣어두었다. 참새가 날아 들어와서 잡혔다. 난리도 아니다. 새장이 뒤집어지는 줄 알았다. 죽이느니 놓아주는게 낫다 싶어 새장에서 내보내주었다. 나는 이 사건을 도전에 대해 이야기할 때 곧잘 써먹는다. 결론은 이런 식이다. 자유를 위해 날아갔으면, 굶어죽을 각오로 살아라. 주는 모이만 먹다가 사냥을 하기.. 2007. 10. 27. 잡담1 책 내용과는 관계없이 책 제목이 맘에 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언젠가 인생에 대한 고뇌를 탐닉하고 있을 때, 친구 놈이 그런 말을 했다. 그 무거운 걸 왜 들고 있어? 놓으니까 가벼웠다.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벼웠다. 중세시대 바늘위에 마귀가 몇마리나 설 수 있는가를 놓고 백여년 가까이 논쟁이 있었단다. 지금 보면 웃기는 그 논쟁은 그들에겐 치열한 정치 논쟁이었다. 종종 우리는 심각하지 않아도 될 것을 심각하게 생각한다. 무의한 사고의 관성에 빠진다. 그 무거운 걸 왜 들고 있지? 무거움도 전염된다. 2007. 10. 23. 이전 1 ··· 37 38 39 40 41 다음